2007년 10월 13일
오딘스피어 캐릭터 모티브 정리
警告 - 아는 만큼만 정리. 억측 태반에 미리니름 투성이므로 알아서 봐 주시길
(클리어 안 하신 분들은 가급적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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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ATLUS Co,Ltd. / VANILLAWARE

> 라그나네이블 : 아스가르드 (아시르 신계)
아시르 신족은 오딘, 토르 등이 속해 있는 호전성 강한 신족으로 북구 신화 중에서도 북방계 신에 해당합니다. 구름에 둘러싸인 도시 네뷸러폴리스 (= 발할라) 의 이미지는 딱 신계에 어울리는 인상입니다만, 성 안의 묵직하고 어두침침한 분위기며 거래에 쓰이는 동전 중 라그나네이블 은화 가치가 가장 낮은 것 등은 척박한 환경에서 사치를 모르고 싸움만을 위해 살아가는 병영 국가의 이미지 그대로군요.

그웬드린
브륀힐데 (니벨룽겐의 반지) : 보탄 (오딘) 의 딸인 아홉 발키리 중 하나로 가장 용맹하고 아름다우며,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고 용사 지그문트를 살려주려 한 벌로 불의 장막 속에서 잠들게 되어 그녀에게 처음 입맞춤한 자를 영원히 사랑하도록 운명지워진다.
후에 지그문트의 아들 지그프리트에 의해 깨어나 영원한 반려가 될 것을 맹세하지만, 계략에 빠진 지그프리트가 그녀를 잊게 되자 분노에 빠져 그 계략의 장본인인 하겐 및 군터와 공모해 지그프리트의 약점을 공격해 죽게 한 뒤 장례식에서 불길 안으로 뛰어들어 죽는다.
리프스라시르 (북구 신화) : 라그나뢰크로부터 살아남은 마지막 인간 여자.

◇ 화보집에서부터 모델이 '니벨룽겐의 브륀힐데입니다' 라고 못박아 뒀으니 뭐;; 직접적으로 차용된 부분은 오다인에게 벌을 받아 잠들어 처음 그녀를 깨운 남자의 반려가 되도록 운명지워진다는 부분입니다. 마왕님의 치밀한 계획 아래 결전병기로 성장해 가는 공주님이지만 그게 어땠든 간에 결과적으로는 그녀가 겪어야 했던 아픔 이상으로 충분히 보답받은 셈이니 종언 뒤로는 오즈왈드랑 아이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았기를 상상해 봐야죠;;
그웬드린의 기본 캐릭터성과 별개로, 언니인 그리젤다와 병렬된 관계는 오딘의 양어깨에 앉아 전세계의 소식을 모으는 까마귀 유긴과 무닌, 오딘의 양발치에 앉아 음식을 받아먹는 늑대 프레키와 게리를 떠오르게끔 하네요. 각각 주인의 명령을 받들어 어디라도 달려가는 사역자, 아버지의 사랑에 늘상 굶주려 있는 면모에 대응되고 있습니다. 그 균형이 그리젤다의 죽음으로 깨어지는 것 역시 다가오는 종언을 암시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죠.

오다인
오딘 (북구 신화) : 신계 아스가르드를 다스리는 북구 신화의 최고신. 귀족과 전사를 수호하고 전쟁과 지식, 지혜를 관장한다, 잔혹한 군신의 이미지와 더불어 언어와 마법에 능한 시인이자 방랑자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보다 지혜로워지기 위해 지혜의 샘물을 마시는 대가로 한쪽 눈을 거인 미미르에게 내줘 애꾸가 되었다. 마창 궁니르가 그를 상징하는 무기이며, 라그나뢰크에서는 거대한 늑대 펜릴과 싸우다 힘이 다해 삼키워진다.
리어왕 (리어왕 - 셰익스피어 비극)
* 바롤 (켈트 신화) : 켈트 신화에 나오는 거인족 왕. 네 사람이 손을 써야만 눈꺼풀을 들어올릴 수 있는 거대한 눈을 하나 지니고 있었는데 그 눈을 본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죽어 사안 (邪眼) 이라 불렸다고 한다. 사안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적인 다누 신족 편에 선 자기 자식 루가 던진 빛의 창 블류나크, 또는 마탄 타슬람에 맞아 죽었다고 하는데 본 게임에서는 마탄에 맞아 부서지는 설정을 차용했다.

◇ 이름이며 외모가 누굴 본떠왔는지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던 인물이죠. 영문판에선 숫제 본명이 그대로 나옵니다 -.- 기본적으로 신화에서 오딘이 드러내는 성격을 대부분 고스란히 따르고 있지만, 최후를 맞는 부분에서는 막내딸 코델리아의 유해를 안고 임종하는 리어왕이 생각났습니다.
게임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는 대로 다섯 주인공들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지닌 이 마왕님은 겉으로는 별명답게 냉혹무비하며 목적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철혈 군주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진정한 역할은 종언의 전말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이로서 다가올 재앙에 맞서 미래를 이어갈 자를 찾아내 단련시키는 게 진실 아니었던가 싶네요. 그 막중한 목표를 위해서 자식을 비롯한 어느 누구에게도 철저하게 본심을 감춰 가며 극적인 생애를 살아가는 인물이라 하겠습니다. 정말 여러 모로 비할 바 없이 무서운 남자이면서, 가장 불행했던 아버지이기도 하지요.
오다인의 진실에 대한 억측은 적어 내려가자면 한참 길어지니 여기서는 일단 줄입니다만, 그웬드린과 오즈왈드를 의절하듯 떠나보내면서 속으로 삼켰던 말은 아마 이런 게 아니었을까요......'이제 미래는 너희 나름이다. 부디 이겨내어라, 살아남거라! 그리고... 사랑하거라'

브리간
토르 (북구 신화) : 오딘의 아들이자 천둥벼락을 다스리는 신이며 농민을 비롯한 일반 민중을 수호한다. 지혜가 다른 신들보다 약간 부족한 대신 그것을 갈음하는 엄청난 괴력을 지녀, 자루가 짧은 마법 쇠망치 묠니르를 들고 두 마리 염소가 끄는 전차를 타고 다니며 신들의 적인 거인이 아스가르드를 위협할 때마다 앞장서 맞선다. 라그라뢰크에서 세계를 휘감은 큰 뱀 요르문간드와 싸워 이를 죽이지만 그 독기에 쐬여 아홉 걸음을 떼기도 전에 죽게 된다.

◇ 생김새나 하는 짓이나 산적 (brigand) 이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악당 -_- 붉은 수염이라던가 뿅망치, 엄청난 식성 등은 토르의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고증해 냈다 쳐도 성격 면에선 오다인과는 정반대로 역대 매체에서 묘사된 토르 이미지 가운데 단연 최악이 아닐까 싶네요. 보스로 나올 때도 공격력보다는 맷집만 무쟈게 좋고... 니벨룽겐의 반지에서도 돈너 (토르) 는 보탄 (오딘) 에 비하면 거의 비중이 없다시피 했으니 무덤덤한 캐릭터로 두는 대신 아예 처음부터 철저히 희화화시켜 몰매맞는 역할을 떠맡긴 거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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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폴드 : 바나하임 (바니르 신계)
바니르 신족은 북구 신화의 남방계 신으로 대부분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농경신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북방 게르만 인이 남방까지 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아시르 신계에 편입된 몇몇 신을 빼고 이들의 존재는 점점 잊혀지게 됩니다. 게임상에서는 '거짓말 잘 하는 요정들' 이란 묘사로 미루어 보면 꽤나 신뢰받지 못하는 존재들 같네요;;
본래 신화에서 아시르 신족과 바니르 신족 (실제 영문판에서는 마왕군과 요정군이 저 이름 그대로 나옵니다) 끼리 싸우는 건 라그나뢰크가 일어나기 까마득한 예전인데 여기서는 그걸 종언 직전으로 끌고 와서 서로 박터지게 치고받습니다;; 에리온의 모든 세력 중에서 종언에 대한 자각이 가장 미약한 것으로 묘사되어서 그런지 다른 재앙들과 마찬가지로 그 존재가 지상에서 사라지게 되지만, 정확히는 그 종이 동물 (?) 에서 식물로 바뀌었다고 해야 더 정확한 해석일지도;;

메르세데스
유그드라실 (북구 신화) : 아스가르드를 비롯한 아홉 세계를 떠받치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흔히 세계수란 별칭으로 불리우며 세계의 질서를 상징한다,
프레이 (북구 신화) :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신. 본래는 바니르 신족으로서 오딘 및 토르가 속한 아시르 신족과 대립관계였으나 후에 여신 프레이야와 더불어 아스가르드 신계에 끼게 된다. 거인 처녀 게르트를 아내로 맞이하는 대가로 중매한 심부름꾼 스킬니르에게 자기 무기를 줘 버렸기에 라그나뢰크에서 불꽃의 거인 스르트와 맨손으로 맞서 싸우다 죽는다.

◇ 죽기 전에 밝히는 진짜 이름이란 걸 세계수 주변 자료에서 그대로 끌어다 썼기에 요정측 캐릭터들은 비교적 차용한 부분을 짐작하기 쉽더군요. 성격상 그리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만 뭘 해도 끝장엔 도루묵 되어 버리는 모습이라 많이 측은했습니다. 그 가혹한 결말을 한결 덜어주려는 목적이었는지 시나리오 중간에 그림 동화인 개구리 왕자의 삽화를 집어 넣었던 것 같네요...
모델인 프레이는 실제로는 남성신이고, 무기 없이 싸우다 죽는다는 묘사는 게임상에선 종언에서 링폴드의 모든 신민을 잃고 고립무원으로 싸우게 되는 상황으로 대체한 듯 보입니다.

엘파리아
핌블베토르 (북구 신화) : 라그나뢰크가 시작되기 직전 세 번에 걸쳐 닥쳐오는 길고 매서운 겨울. 종말의 전조를 뜻한다.
프레이야 (북구 신화) : 미를 상징하는 여신으로 북구 신화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여신이며, 때때로 오딘의 아내 프리그와 혼동될 때도 있다. 프레이와 더불어 바니르 신족 출신이었다가 아스가르드로 편입된다. 아스가르드에 옮겨진 전사자들의 군대 아인헤리의 절반을 관리하는 전쟁신의 면모도 갖추고 있으며, 아름다움에 어울리지 않게 헤픈 모습도 가끔 보여 신화에서는 난장이들이 만든 목걸이를 갖기 위해 몸을 팔아 치우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 별로 이렇다 하는 일도 없이 초반에 돌아가시는 여왕님. 자식농사만 잘 지었어도 좀 더 나은 결말을 맞았을 텐데... 오다인이 그녀와 맞부딪쳤을 때 특히 미모를 언급한 것에 따라, 메르세데스보다는 이쪽을 프레이야에 가깝다고 봤습니다. 머리에 얹은 양배추랑 베리얼 불러내고 달아날 때 공중에 어설프게 떠있던 게 좀 웃겼음 -ㄴ-

멜빈
니즈호그 (북구 신화) :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파멸을 재촉하려고 니플헤임에 뻗은 흐베르겔미르 샘 근처 뿌리를 갉아 먹는, 독을 지닌 용.
미메 [레긴] (니벨룽겐의 반지) : 알베리히 (신화 원전에서는 파프니르) 의 동생. 부모를 잃은 지그프리트를 길러 용으로 변신한 파프너를 죽인 다음 보물과 반지를 자기가 차지하려고 간계를 꾸미는 난장이. 지그프리트가 용을 죽이자 그 피를 자기가 마셔 지그프리트를 죽이려 하지만, 먼저 용의 피를 입에 댄 지그프리트에게 도리어 죽음을 당한다.

◇ 생겨먹은 건 뭐 있어 보이게 생겼지만 결국 이놈도 비중은 엘파리아나 크게 다를 바 없군요;; 제 야심을 위해 오즈왈드를 마검사로 만든 게 결과적으로 세계를 구하게 되었으니 이놈 입장에선 코끼리 뒷걸음질하다 쥐 밟은 격이지만, 그래도 죽은 한참 뒤에나마 고마움 받을 구석이 생겼으니 나름 위안은 될 만하려나요 -_-
의외로 라타토스크나 흐레스벨그 같은 이름은 쓰이지 않았는데, 독수리 흐레스벨그의 이미지라면 요정측 인물보다는 오히려 혼자서 링폴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뱀의 왕 레반탄까지 때려잡는 그웬드린 쪽에 더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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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타니아 : 미드가르트 (인간계)
에리온에서 일단은 가장 보통 사람들이 사는 동네로 그려진 세력이지만, 여기 왕가도 다코바의 비술이라던가 왕가 사람끼리만 죽고 죽이는 게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는 걸 보면 절대 범상한 혈통은 아니로군요... 타이타니아란 이름은 셰익스피어 희극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 여왕 이름에서 차용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단지 이름만 빌어 왔을 뿐 그 밖의 희극적 요소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코르넬리우스
발데르 (북구 신화) : 오딘과 프리그의 아들로 빛과 정의의 신. 신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인물됨을 지녔으나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 꿈을 꾸게 됨으로서 라그나뢰크의 서막이 오르게 된다. 프리그의 노력으로 세상 만물로부터 해침을 당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받아 베이고 찔려도 다치거나 죽지 않게 되지만 그 맹세에 유일하게 끼지 않은 게 겨우살이란 걸 알아낸 로키가 발데르의 친동생인 장님 신 호드르를 사주해 던진 겨우살이 가지에 맞아 죽음을 당한다.
헬이 내건 조건에 따라 만물이 발데르를 위해 운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었지만 이 또한 변신한 로키의 훼방으로 무산되며, 라그나뢰크가 끝을 맺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될 때 저승에서 되돌아오게 된다.
햄릿 (햄릿 - 셰익스피어 비극)

◇ 조금 애매하게 보일 법 합니다만... 잉베이가 마법사들을 사주해 그를 푸카로 만든 것과 로키가 호드르를 사주해 발데르를 죽인 건 푸카의 저주 특성이 어떤 건지 생각하면 서로 닮았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사건 전개상 초반에 일어나 종언의 발단 역할을 하는 것도 그렇고, 발데르가 비길 데 없는 미남 신이었다고 하는데 이쪽의 본래 모습도 꿀릴 거 없는 미남에 신분도 (현직) 왕자라 남부러울 거 없었으니 잉베이가 질투했을 만도 하군요 (쓴웃음), 결정적으로 트루 엔딩 종장인 [2-1] 을 보면 왜 이 인물이 모티브로 가능한지 납득할 만 합니다. 확실히 다른 점이라면 오다인과 혈연은 아닙니다만, 대신 시나리오상 보스로 만나는 일은 없네요.
햄릿의 이미지는 가론으로부터 검과 암시를 받는 모습이 원작에서 부왕의 망령을 만나 복수를 다짐받는 모습과 겹쳐 보이더군요... 아마 잉베이가 저주를 안 걸었더라면 정말 햄릿처럼 되어서 종언을 맞았을지도 모를 일이죠;; 사실 모티브로 삼은 두 캐릭터 다 수동적인 인물이라, '만약 이 인물이 이랬더라면...' 이란 전제로 독자성을 부여해 완성시킨 캐릭터라 생각됩니다.

오즈왈드
지그프리트 [시구르드] (니벨룽겐의 반지) : 게르만 영웅전설의 대표적 영웅. 지그문트와 지클린데의 아들로 부모를 모르고 난장이 미메의 손에 자라면서 뛰어난 무용과 기력을 갖춰, 용 파프너를 죽이고 그 피를 뒤집어 써 강철같은 몸을 지니게 된다.
니벨룽겐의 반지를 얻은 뒤 모험을 계속하다 불의 벽에 갇힌 채 잠든 브륀힐데를 만나 아내로 삼지만, 알베리히의 자식 하겐의 반지를 노린 계략에 말려 기억을 빼앗긴 뒤 브륀힐데와의 맹세를 저버림으로서 그 가호를 잃고 약점을 노출하여 하겐에게 등을 찔려 죽음을 맞게 된다.
비다르 (북구 신화) : 오딘과 거인 그리트 사이에 난 아들. 복수자로 운명지워졌으며 세상의 모든 단단한 것을 긁어모아 만든 신발로 아버지를 삼킨 펜릴의 아가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둘로 찢어 죽인다. 라그나뢰크가 끝난 뒤 형제 발리와 더불어 신세계를 다스리게 된다.
리프 (북구 신화) : 라그나뢰크로부터 살아 남는 마지막 인간 남자.
맥더프 (멕베스 - 셰익스피어 비극)

◇ 역시 다크 히어로는 요즘에도 트랜드? 용잡이 역할에 그웬드린의 상대역이니 확정적으로 지그프리트라고밖에 볼 수 없었던 캐릭터죠;; 모 3D 칼부림 게임도 그렇지만 이 인물이 모티브가 되면 어째 혈연끼리 치고받는 경우로 자주 흐르는 거 같네요...
배드 엔딩으로 가면 니벨룽겐만큼이나 무참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지만 트루 엔딩으로 가면 복수하는 자로서의 이미지가 덧입혀지는데 (그것도 무려 아버지, 숙부, 장인어른의 세 명분 몫이나;; ...의도치 않게 혈연을 치게 되는 구도는 그리스 신화의 페르세우스나 오이디푸스 비슷해 뵈기도 합니다만) 북구 신화쪽으로 보면 오딘의 원수를 갚고 새로운 통치자가 되는 비다르, 셰익스피어 쪽에서는 멕베스에게 가족을 잃고 그에게 복수하는 맥더프의 이미지도 각각 조금씩 겸했다고 볼 만 합니다. 로딩화면에서 뛰어다니는 품이 왠지 막 웃기더군요 ㄱ-

에드가 / 타이타니아 왕 에드먼드
에드가 / 에드먼드 (리어왕 - 셰익스피어 비극)
◇ 리어왕의 주요 등장 인물인 글로스터 백작가의 형제 이름에서 그대로 따온 거죠. 원작에서 동생 에드먼드는 그야말로 악의 화신 노릇을 하다가 막판에 정체를 감춘 형과 싸워 죽게 되는데, 게임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에드가의 죽음의 진상은 거의 막바지에 가서야 나타나네요.
셰익스피어 비극에서 차용한 타이타니아의 주요 설정으로, 왕가 혈연끼리 서로 죽이고 죽는 건 햄릿에서 형을 죽이고 왕이 된 숙부에게 다시 칼을 꽃는 햄릿으로부터, 왕가의 핏줄을 이은 자에게만 죽게 된다는 조건은 멕베스에서의 '버넘 숲이 단시네인 성까지 움직이고, 여자가 낳지 않은 자를 상대하기 전까지는 죽지 않는다' 라는 예언 모티브에서 따온 거라 하겠습니다.

우르쥴 , 벨드 , 스컬디
"노른" 울드 , 베르단디 , 스쿨드 (북구 신화) : 각각 운명, 존재, 필연을 상징하며 아스가르드 밑으로 뻗은 유그드라실 뿌리 아래에 있는 운명의 샘 우르트에서 모든 존재의 운명을 결정할 실을 잣는다.
노른들이 예언한 운명은 비록 오딘이라 할지라도 바꿀 수 없으며, 라그나뢰크 때 로키의 자식들이 저지를 재앙에 대해 선고했다.

◇ 브리간만큼이나 사악하고 오종종한 영감태기들이군요. 모 만화의 이미지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수긍하기 어려울 법 합니다만, 신화상 실제 노른들의 모습은 실 잣는 노파로 묘사되니 오히려 그쪽이 미화된 거라 봐야겠지요 -.- 보스 노릇 할 때는 매번 칼소환 할 때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온갖 마법 다 맞고 빈사상태까지 갔던 게 생각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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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렌타인 왕국 : 요툰헤임 (거인계)
신화에서는 태초에 거인 이미르가 신들에게 죽자 숨어들어 라그나뢰크 때까지 기다리는 적수로 그려진 존재가 거인들인데, 이는 왕국을 잃은 뒤 종언을 획책하는 발렌타인 왕과 그를 따르는 고블린들이 지닌 악의로 반영됩니다. 브리간이 푸카를 싫어한다는 언급 역시 신화에서 거인들의 최대 적이 토르란 것을 돌려 표현한 것쯤 되겠군요.

발렌타인 왕
알베리히 [안드바리] (니벨룽겐의 반지) : 난장이족으로 라인의 세 처녀로부터 강바닥에 숨겨진 황금을 빼앗아,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대가로 절대적인 힘을 지닌 반지를 만들어 낸다. 신들이 프레이야를 억지로 빼앗은 두 거인 건축가에게 대가를 치르기 위해 강제로 자기 보물을 뺏을 때 이 반지를 뺏기게 되자 '누구든 이 반지를 지니게 된 자는 그로 말미암아 파멸하게 되리라' 는 저주를 건다.
리어왕 (리어왕 - 셰익스피어 비극)

◇ 두 딸에게 배신당해 산야를 헤메는 리어왕의 세상을 향한 광기와 사랑을 포기하고 절대적인 보물을 만들어 낸 알베리히의 저주가 뒤섞여 만들어진 캐릭터랄까요. 결과적으로는 종언을 끌어내고도 오다인에게 패한 셈이 되고 마니 처량하기 이를 데 없군요 -_- ...그래도 마냥 미워할 구석만 있는 건 아니며, 마지막에 좋은 일 하고 가는 거 보면 마음이 찡해집니다.

티트렐의 반지-콜도론
니벨룽겐의 반지 (니벨룽겐의 반지) : 알베리히가 라인의 처녀들에게 뺏은 황금으로 만든 반지. 이를 지닌 자는 절대적인 힘을 손에 넣게 되지만 그와 더불어 죽음을 면치 못하는 저주도 함께 따르게 된다. 여러 사람을 돌며 파멸에 이르게끔 하다가 끝내 세계가 종말에 임박했을 때 라인의 처녀들에게 되돌아간다.

◇ 티트렐의 반지와 콜도론 둘이 일체로 니벨룽겐의 반지를 차용한 소재라 볼 수 있습니다. 각각 자물통과 열쇠의 관계나 같은 거죠.

벨벳
헤임달 (북구 신화) : 오딘의 아들. 아스가르드를 출입하는 통로인 무지개 다리, 비프뢰스트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인간 사회에 그에 맞는 신분을 부여해 '인간들의 아버지'란 별명을 갖고 있으며 라그나뢰크가 닥치면 그 누구보다 먼저 이를 알리는 나팔로 전쟁의 준비를 알린다. 로키와는 천적 사이로 라그나뢰크에서도 그와 싸워서 둘 다 죽음을 맞는다.
난나 (북구 신화) : 발데르의 아내. 남편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극진해 발데르가 죽자 그 슬픔을 못 이겨 장례식에서 심장이 터져 죽었다. 라그나뢰크 이후 발데르와 함께 저승으로부터 되돌아온다.

◇ 이쪽도 코르넬리우스처럼 전체적인 성격보다는 대략적인 이미지만 차용해 온 데 가깝습니다. 주인공들 가운데 종언을 맨 먼저 예견하고 이를 바꾸려고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나 쌍둥이 오래비인 잉베이와의 관계 등은 세계에 라그나뢰크의 시작을 맨 먼저 알릴 역할이면서 로키의 숙적인 헤임달을 연상케 하고, 저주에 걸린 코르넬리우스를 한결같이 사랑하면서 엔딩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은 어느 곳에서나 발데르에게 떨어지지 않는 난나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네요.

잉베이
로키 (북구 신화) : 불을 다스리는 신. 본래 거인족 출신이면서도 아스가르드 신들과 한패거리가 된다. 지략과 임기응변에 능란하고 장난을 즐기는 성격으로 아스가르드 신들을 곤경에 빠뜨리거나 이런저런 보물을 선사하거나 한다. 그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성격 때문에 어떤 신들로부터도 진정으로 믿음을 받지는 못하며, 라그나뢰크의 세 재앙이 될 펜릴, 요르문간드, 헬의 아비이기도 하다.
발데르가 높임받는 것에 질투를 참을 수 없어 호드르를 사주해 죽이게 함으로서 라그나뢰크의 불씨를 당겼고 신들을 모욕한 뒤 숨어다니다 붙들려 바위에 묶여 독사의 독에 얼굴을 태우는 벌을 받는다. 라그나뢰크에서는 신들을 대적하는 주역이 되어 헤임달과 서로 죽이고 죽는다.

◇ 북구 신화 속에서는 가장 입체적으로 변화무쌍한 성격을 가져 오딘이나 토르 이상으로 많은 매체에서 다루어지는 존재인데. 여기서도 그런 기본적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군요. 둔갑술에 능한 점부터, 필요에 따라 누구든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는 가치관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벌인 일들이 대부분 삽질로 돌아가는 바람에 메르세데스나 마찬가지로 불쌍하기 이를 데 없는 녀석이 되어 버렸지만, 개구리 모습일 때 능글맞게 입맞춤을 청하던 모습이며 오다인과 서슬 퍼렇게 벌이던 애증극 등 관련된 사건에는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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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델
미미르 (북구 신화) : 거인이며 오딘의 숙부, 세계 그 누구보다 지혜로운 존재로 거인의 땅 요툰헤임에 닿은 유그드라실 뿌리 아래 난 지혜의 샘을 지키며, 오딘이 그 샘물을 마시려 할 때 한쪽 눈을 대가로 받는다. 아시르 신족과 바니르 신족이 서로 평화협정을 맺을 때 프레이, 프레이야와 대신하여 회니르와 함께 바니르 신족에게 가지만 회니르가 미미르 없이 아무 결정도 못 하는 걸 알고 분개한 바니르 신족에게 죽음을 당하여 머리만 오딘에게 보내진다. 그 뒤로 미미르는 머리만 남아서 오딘이 상담하고자 할 때 그 조언에 응하는 존재가 되었다.

와그너
파프너 [파프니르] (니벨룽겐의 반지) : 발할라 궁을 건축한 거인 건축가. 동료 파졸트와 함께 그 대가로 프레이야를 요구했다가 그에 상응하는 황금과 니벨룽겐의 반지를 넘겨받는다. 파졸트와 서로 다퉈 그를 죽이고 용으로 변신해 굴로 들어가 보물을 지키다가 지그프리트에게 죽음을 당한다. 신화 원전에서는 죽은 동생의 몸값으로 신들이 안드바리에게 뺏어 지불한 황금과 반지에 눈이 멀어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 레긴을 쫓아낸 뒤 용으로 변신한 것으로 나온다.

◇ 미래를 볼 수 있는 지혜로움과 요정측 (이었던 오즈왈드) 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 때문에 하인델만 미미르의 이미지를 가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들과 싸우고 난 뒤 문제의 실마리를 주거나, 오다인과 싸워 그 용맹의 대가로 자기 피를 나눠준 와그너도 미미르의 성격을 나름 겸했다고 볼 만합니다. 원작 파프너의 사악한 성격은 그냥 호전적인 성격으로 대체되었겠지만, 니벨룽겐의 반지 작곡자 이름을 갖다 쓴 게 나름 웃겼더랬죠. 아마 죽어서 오다인을 특히 크게 원망했을 녀석이 아닐까 싶기도...

> 엔델피아 : (명계)
죽음의 세계입니다. 딱히 설명이 필요 없군요.

오데트
(북구 신화) : 로키와 거인족 여자 앙그르보다 사이에 난 세 자식 중 막내. 피부 절반은 문드러진 검은색으로 나자마자 오딘이 니플헤임으로 집어던져 저승을 다스리게 된다. 발데르를 구하려고 저승으로 온 오딘의 아들 헤르모드에게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발데르를 위해 운다면 그를 되돌려 보내 주겠다고 대답한다.

◇ 역시 성격보다는 이미지를 빌려온 캐릭터, 이쪽도 기본 모델과 별달리 크게 튀는 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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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언 (Ending) : 라그나뢰크 (신들의 황혼, 최후의 전쟁)
이것도 가리키는 바가 워낙 분명하니 다른 설명은 필요 없지만... 영문판은 정작 종언을 라그나뢰크가 아니라 아마게돈으로 번역했는데 뜻이 그리 차이나는 건 아니나 아마게돈이 성서 쪽 표현이라 그런지 뭔가 좀 어색하더군요;

다코바
펜릴 (북구 신화) : 로키와 앙그르보다 사이에 난 세 자식의 맏이인 거대한 늑대. 워낙 기운이 넘쳐 그 어떤 튼튼한 사슬로도 묶을 수 없었지만 난장이들이 특수한 재료로 만든 끈 글레입니르에 얽매여 라그나뢰크를 기다리게 된다. 자신의 기운을 시험해 보겠다고 속인 신들에 대한 앙갚음으로 글레입니르로 묶일 때 입 속에 드리워졌던 맹세의 신 티르의 오른팔을 물어 끊어 버린다. 라그나뢰크에서 오딘을 먹어치우지만 곧 그 아들 비다르에게 두 갈래로 찢겨 죽게 된다.

◇ 다른 게임에는 가끔 소환수로도 나오는 녀석인데, 머리 셋씩 달려 나온 펜릴 모티브는 이게 처음 아닐까 싶군요. 본래는 로키의 자식이었지만 여기선 직접 변신하는 걸로 바뀌었네요. 다섯 재앙 중 기계도 아니면서 조종사 (...) 가 붙어 있기에 그저 불쌍할 따름.

가론
가름 (북구 신화) : 니플헤임을 지키는 지옥의 개. 눈 넷에 붉은 가슴털을 지니고 있다. 라그나뢰크 때 지옥에서 뛰쳐 나와 외팔이가 된 맹세의 신 티르와 싸워 둘 다 죽는다.
멕베스 (멕베스 - 셰익스피어 비극)
선왕 햄릿의 망령 (햄릿 - 셰익스피어 비극)

◇ 앞서 밝혔듯 죽는 데 조건이 따르는 것과 지옥에서 코르넬리우스에게 암시를 주는 건 셰익스피어 쪽에서 따온 거고, 여튼 이 녀석도 오데트가 그웬드린에게 패해 남긴 유언에서 '세계가 끝날 때 네가 풀어준 지옥의 개를 봐라' 란 말을 통해서 뭘 차용해 왔는지 어렵잖게 알 수 있었습니다. 생전에는 오다인과 친구였던 걸로 추측되는데 결국 스스로 재앙이 되긴 했지만 그가 정리한 서사시가 아니었다면 종언에 맞설 수 없었을 테니, 오다인만큼의 비중은 아니더라도 중요하고 극적인 역할을 맡은 셈이죠.
신화에서 펜릴과 가름은 각각 최고신 오딘, 전직 최고신 티르가 맡아 싸웠는데 여기선 그 역할을 타이타니아 왕통들이 대신하는군요.

> 볼케네른 : 무스펠헤임 (불꽃의 세계)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지 원래 모티브와 크게 다른 부분은 없네요. 발칸들이 죄다 여자 모습을 하고 있었던 건 게임을 의식한 표현인 듯.

오닉스
스르트 (북구 신화) : 신이나 거인들과 같은 때 생겨나 불길에 둘러싼 영역을 지키는 화염의 거인. 라그나뢰크에서 불칼을 들고 프레이를 죽인 뒤 유그드라실을 비롯해 세계 전체에 불을 지른 다음 라그나뢰크가 끝나갈 무렵 사라지게 된다.

◇ 이 친구도 세계수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거나 한다는 점에서 본 모티브와 크게 다를 바는 없고, 다만 거기에 그웬드린을 향한 순애보가 더해져 마음을 울렸죠. 정작 종언 보스로서는 덩치값 못하고 녹색 벌레에 채이는 힘없는 불덩이일 따름이지만 -_-

레반탄
요르문간드 (북구 신화) : 로키와 앙그르보다 사이 난 세 자식 중 둘째. 미드가르트의 큰 뱀으로도 불리며, 나자마자 오딘이 바닷속으로 가라앉히지만 계속 자라 한 바퀴 돌아 꼬리를 입으로 물 만큼 거대하게 변한다. 라그나뢰크 이전 토르에게 몇 번 모습을 나타낸 적이 있고, 최후에는 토르에게 맹렬한 독기를 뿜어가며 먼저 죽음을 맞게 된다.

◇ 요르문간드가 게임서 최종 보스인 경우는 그리 많았던 거 같지 않은데... 이미지에 그리 토를 달 구석은 없는데 이름만큼은 마검 이름으로 가끔 나오는 레반테인과 성서에 나오는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을 뒤섞은 인상이로군요. '뱀의 왕은 어머니의 손에 잠든다' 란 서사시 내용도 '여자로부터 난 자는 누구나 뱀을 대적하게 되리라' 및 '최후의 때에 바닥 없는 심연에서 나타나는 것은 옛 용이요 뱀이요 사탄이라' 라는 실제 성서적 서술을 어느 정도 의식한 듯 싶습니다.
by catapult | 2007/10/13 09:14 | gam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하후리 at 2007/10/14 03:19
아아 이거 꼭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경황이 없어서 아직도 못 하고 있습니다(흑흑)
스토리나 그런 건 죄다 알아 버렸지만,
역시 직접 패드를 잡고 하고 싶어요오오-
환상적인 도트,
좋은 스토리+_+
Commented by catapult at 2007/10/14 18:44
하후리님 // 여유 생기시면 꼭 직접 해보세요. 다가간 만큼 감동이 더해지는 게임이니까요-
Commented by 현우 at 2007/10/17 12:50
엇.....이런 모티브들이 있었네요, 사전지식 없이 막게임의 진수를 즐기는 저는 이런 잔재미를 모르고 지나갔던거군요 ㅜㅜ)

언제나 catapult 님의 이런저런 잡학에는 감탄하게 되네요~
Commented by catapult at 2007/10/17 19:40
현우님 // 사실 저도 게임 시작한 다음에야 오딘스피어가 북구 신화 배경이란 걸 알았거든요;;
세계관에 빠져들다 보니 궁금한 게 생기면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일부러 책 한권 사 가지고 나름대로 맞춰본 건데 찾는 데 조금 복잡하긴 했지만 누가 누구랑 비슷한지 찾아가는 게 꽤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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